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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면. 죽

보름날 오곡밥을 단호박속에 담았어요.

 



     노래바치 친정 엄마는 정월 대보름날이면. 오곡밥을 한 시루씩 쪄 내셨는데요.
     어린 시절엔. 어쩌면 그렇게도 찹쌀하고 검정콩을 싫어했는지...
     대보름날이면 쫄쫄 굶었던 생각이 납니다.  오죽했으면 동네에 메밥한 집이있으면 바꿔 먹을 생각까지 했을까요?                 
     지금 기억으로도. 그시절엔 보름날은 집집마다 . 꼭 오곡밥을  쪄 내었기에. 사실 바꿔 먹을수도 없었지요.

     많은것을 변하게하는 세월은. 그중에 입 맛도 변하게 하나 봅니다.
     지금도 압력 밥솥에 지은. 오곡밥은 질척해서 싫은데요. 
     그 옛날처럼 시루는 아니더라도. 찜통에 쪄내는. 고슬고슬한 오곡밥은 그리 싫지가 않아요.
     오곡밥속에 들어있는 검정 콩은 지금까지도 친해지지 않지만요^^.

 

 


 

 

 

 

 

 


                 재료: 찹쌀 5컵.   팥 2컵.   차조 1컵.   수수 1컵.  보리 1컵.   굵은 천일염 2수저.   단호박.   참기름 1수저.


 

 

     오늘 사용하는 컵은 정식 계량 컵입니다. 평소 노래바치가 사용하는 머그컵과의 차이는 50mm 입니다.
     팥을 제외한 모든 곡식을 깨끗히 씻어. 6시간 이상을 불려서. 소쿠리에 담아 물기를 빼 줍니다.
     팥을 씻은 다음. 물을 붓고 삶는데요. 우르르 끓어 오르면 물을 따라 버립니다.
     다시 10컵의 물을 붓고 강한 불에서 삶는데요. 팥물이 4컵 정도 되었을때 불을 끕니다.

     요즘은 모든 곡식에 돌이 없다하지만. 차조. 수수는 또 혹시 모르니까. 조리가 없으면 뜰채를 이용하여. 일어주는게 안심이지요.


 

 

                팥 삶을때 너무 무르게 삶으면. 팥이 다 터져서 보기에 덜 좋지요.  삶은 팥과 팥물을 따로 분리하구요.
                찜통에 물을 넉넉하게 잡고서. 찜틀을 올린 다음 강한 불위에 올립니다.


 

 

                찜통의 물이 끓어 오를때 베 보자기를 깔고. 찹쌀과 팥을 고루 섞어서서 앉쳐 줍니다.
                김이 잘 오르도록 쌀의 가운데 부분을 너무 두껍지않게 조절하고. 베 보자기를 틈새없이 여미어 줍니다. 
                이렇게 찜통에 찌는 오곡밥에는 멥쌀을 넣지 않는것이 좋습니다.
                받아 놓은 팥물에 천일염을 풀어서 고루 녹여 놓구요.


 

 

                강한 불위에서 40여분 끓이고 난 후. 소금 물을 오곡 밥위에 뿌려 주면서. 다시 한번  위 아래를 고르게 섞어 줍니다.
                베 보자기를 덮고. 30~~40분쯤. 푹 뜸을 들이면 오곡밥이 완성되지요.


 

 

                 단호박을 꼭지 부분을 조심스레 도려내어. 안에있는 씨를 모두 걷어 내구요.
                 참기름 1수저를 부워서 고루 발라 줍니다.
                 오곡밥이. 완전히 뜸들기 10분전쯤에. 꺼내어 단호박속에 넣고. 끓어 오르는  또 다른 찜솥에 앉쳐 놓구요.
                 강한 불위에서 30여분 찌는데요. 단호박의 크기에 따라 시간은 조절합니다.      

 

 

 

 

          

 

                베타 카로틴의 보고인 단호박 안에서. 오곡 밥이 순전히 증기의 힘만으로 완성 됬습니다.
                단호박의 뚜껑을 여는 순간 달콤하고 구수한 냄새가  코끝을 간지럽는게 아주 매혹적입니다.
                얌전한 새색시처럼. 단호박속에 오곡밥이 소롯히 들어 앉았어요.

 

 

 



 

 

                잘 익은 햇밤을 삶았을때처럼. 단호박의 달큰한 맛이 아주 매력적입니다.
                오곡밥하고의 간이 딱 맞아 덜어지는게. 그 맛의 어울림이 그야말로 환상적입니다.
                오곡밥이 완성되면서 톡톡 터지기 시작한 팥의 속살이 뽀얗게 분이 일어나 식욕을 한층 돋우어 줍니다.

 

 

 



 

 

                검정 콩 대신에 노래바치는 보리를 넣었는데요.
                요즘에는 오곡밥속에 넣는 재료가 다양하지만. 모든건 평소에 즐기는것을 선택하면 되리라 봅니다.
                압력밥솥에 그냥 밥을 짓는것보다는. 번거롭더라도 이렇게 찜솥에 찌는게. 훨씬 고슬고슬하여 오곡밥다운 맛이지요.

 

 

 



 

 

                 파실하게 잘 익은 단호박속의 오곡밥은. 달큰한 맛이  매력적이어서 누구나 즐길수있으리라 봅니다.
                 이때의 단호박은 껍질째 모두 먹을수 있는데요. 어쩌면 껍질 맛이 더 매력적이지요.

 

 

 



 

 

              그대로 입안에 달큰한 구수함이 전해져 오는....  한입 베어 물고 나물 한젓가락 입에 넣어 보세요.
              사실 수저로 뜰것도 없지요. 단호박 한조각을 그대로 손에들고 먹으면. 그 운치가 오곡밥의 풍미를 더 해주지요.

              정월 대보름의 오곡밥은. 풍농을 기원하는 뜻이 담겨있어. 농사밥이라고도하며.

              대보름즈음에 먹는다하여 보름밥이라고도 한다 합니다.
              이러한 오곡밥은 세집 이상의것을 먹어야. 그해 운이 좋다고해서 집집마다 서로 나누어 먹기도하구요.
              특히 이날에는 하루 9끼를 먹어야 좋다고 한답니다.

              열나흗날 저녁에 장수를 빌며 오곡밥을 지어 먹고. 아침에는 귀밝이술 이명주를 마시며. 
              새벽에 부럼을 까서 이를 튼튼하게하고.. 종기를 예방한다는 풍습이 전해 내려오는 정월 대보름날. 
              단호박과함께. 오곡밥의 맛을 특별하게 즐겨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