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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면. 죽

순두부 조금 넣었을 뿐인데.... 순두부 김치 국밥.

 

 



 

입이 얼어붙을 정도로 추운 날입니다.
하필이면 이런날 외출을 하게되어....  뭐같이 떤다더니
정말 그렇게 떨고 들어오니. 배는 고파도 밥 맛이라고는 천리 밖으로 도망가 버렸는데요.

 경상도에 이사온 그해 겨울. 허물없이 지내는 지인 댁에서 점심을 먹게되었는데요.
세상에~~ 차려내온 점심이 무슨  죽밥도 아니고 개밥도 아니고. 아뭏튼 좀 불쾌감마저 들 정도였어요.
      밥하고 김치하고 어울어진 속에. 손가락 굵기만한 멸치는 배고픈 입맛을 바로 질리게 하더군요.

노래바치의 표정을 눈치챘는지. 주인장 빙긋히 웃으면서 한번 먹어 보라고 권하는데요.
그래도 관계라는게 있는데....  체면에 못 먹겠다고 말할수도 없고....
ㅎㅎ ㅎ 그 다음은 글을 풀어 가면서 이야기 하지요.

 

 



 

 

 

 

 

 

                                                               

                                                         
              재료: 익은 김치.   콩나물.   김치 국물.   대파 1대.   청양초 1개.   밥 1공기.    멸치 육수 5컵.    순두부.   마늘.
                        김치. 콩나물은 한줌씩 계량하구요.  김치 국물과 순두부는 적당히 사용하면 됩니다.


 

 

               예전에 우리의 엄마들은  계량이라는것을 모르는채로. 뚝딱 만들어 내시던. 조리 방법으로도 손맛을 자랑하셨지요.
               이 김치 국밥은 그렇게 만들어야 제 맛이 난다는 생각이들어. 레스피 없이 조리 합니다.

               김치 국밥을 끓일때 김치 잎쪽은.  끓여놓고나면 어쩐지 너덜거리는것 같아 피하고 싶은 생각입니다.


 

 

         순두부가 마침 있었기에. 김치 국밥에 응용해보려 합니다.
         김치 국밥이 부드러운 식감의 맛이어서. 같은 부드러움끼리 어울림은 영양적으로도 좋으리라 봅니다.

         멸치 육수에 김치. 김치 국물. 마늘을 넣고서 끓이는데요. 
         김치가 푹 무르지 않도록 살큼 끓인 후.  콩나물을 넣고서 잠시 숨만 죽일 정도로 끓여야 아삭한 식감을 얻을수 있어요.


 

 

              밥을 넣고서는 불을 조금 낮춰 줍니다.
              밥이 너무 퍼지면 참 재미없는게 국밥이지요. 
              불 옆에 지켜서서 밥이 탱글하게 퍼지고. 국밥 국물의 농도가 적당하게 어울어지면. 
              순두부. 대파. 청양초를 넣어서 잠시만 끓이고. 모자라는 간은 볶은 소금으로 맞추어 줍니다.

 

 

 




 

 

              이세상 어떤 육수보다도 멸치 육수가 김치 국밥에는 제격이지요.
              구수하고 시원한 감칠맛은 멸치속에 풍부하게 내재되어있는 아미노산 때문이라고 합니다.              
              또한 고도의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해서 두뇌발달에 좋으며. 
              베타 카로틴 성분이 피부와 점막을 건강하게 유지해주어 피부건강에 좋다고 힙니다.

              이러한 좋은점의 담백한 맛을 놔두고.  굳이 다른 육수를 사용할 필요가 있을까요? 
              그러나 굵은 멸치가 국밥속에 그냥 존재하는것은. 아무래도 시각적으로 식욕을 떨어트리는것 같아요.

 

 

 


                                                                               

 


              국밥을 처음 접했을때는 이보다 조금 거친 느낌이랄까?  아뭏튼 굵은 멸치가 눈에 많이 거슬렸지요.
              노래바치가 부자집 딸은 아니었지만...... 처음보게된 국밥이라는 음식을 보고는 도저히  식욕이 일지 않았어요..
              마지못해 체면상 수저를 들고. 입에 대기 시작했는데요.
              웬일입니까?  입에 착 달라붙는 맛이 너무 근사했어요.

              무었보다도 그 맛속에 친정 엄마가 보이는듯. 정겨움이 가득한. 그런 느낌의 맛이 김치 국밥이었어요..
              약간의 걸죽한 느낌의 농도가 있으면서도. 홀홀한 국물 맛은.  바로 엄마가 빚어내는 손맛!! 그대롭니다.

 

 

 



 

 


              지난 여름의 끝자락에.  토종 고추로 담아놓은 장아찌를. 곁들여 보았어요.
              훌훌 불어가며 먹는 뜨거운 국밥 맛에.  고추 장아찌의 상큼한 맛이 아주 조화롭네요.

 

 

 




 

 


                예전에는 가난한 집에서 양식을 늘려 먹으려고. 죽을 끓이는거라고 생각했었지요.
                어째서 이런 오만방자한 생각을하게  되었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말도 안되는 편견을 깨트려준것이 그때 먹은 김치 국밥 때문입니다.
                먹는 사람이 여럿일때는 큰 옹백이에 담아내어. 앞 접시에 덜어 먹는것도. 김치 국밥의 정겨운 멋이겠지요.

                요즈음 노래바치가 순두부 사랑에 빠져 지냅니다.
                나이가 한살씩 늘어가다보니. 아무래도 골다공증이나. 치매같은 걱정을 안할수가 없게되는 까닭인데요.
                밥 먹기 싫을때 뜨끈한 순두부에 맛깔난 영념장을 올려서 식사 대용으로 먹고는 합니다.
                두부에 많이 함유되어있는 이소 플라본. 레시틴이 골다공증. 치매 예방에 그리 좋다는군요.

                이래 먹으나 저래 먹으나.  마찬가지 않겠는가 싶어서.  김치 국밥에 넣어 보았어요.
                한겨울 추운날에 훌훌 불어가며 먹는 뜨끈한 국밥이.  한결 더 부드럽고. 여유로운 풍성함을 맛보여 주는군요.